들어가며

벌써 5월이다.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입맛이 달라진다. 뜨거운 국물보다는 시원한 게 당기고, 느끼한 건 부담스럽다. 그럴 때 딱 생각나는 곳이 있다. 여의도 진주집. 이 동네 직장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국수 전문점이다.

위치는 여의도백화점 지하 1층,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6길 33. 5호선 여의도역 5번출구에서 도보 5분이면 닿는다. 평일 점심시간이면 이곳 앞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서울 3대 콩국수 맛집이라는 수식어가 허투루 붙은 게 아니다.

 

블루리본서베이 2013~2025, 13년 연속 선정

벽면에 붙은 블루리본서베이 2025 인증마크가 시선을 잡는다. 이 인증은 쉽게 받는 게 아니다. 블루리본서베이는 전문가 평가단이 맛과 서비스, 위생까지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맛집 가이드북으로 유명하다. 진주집은 2013년부터 2025년까지 13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콩국수 부문에서 이 정도 기록을 가진 곳은 손에 꼽힌다.

 

공간 인상기 — 노출천장이 주는 개방감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우선 천장이 눈에 띈다. 일반 국숫집과 달리 천장 구조를 그대로 드러낸 노출천장 방식이다. 덕분에 지하 1층임에도 답답한 느낌이 없다. 오히려 개방감이 살아 있다.

매장은 본관과 별관 두 구역으로 운영된다. 점심 성수기(11:30~13:30)에는 두 구역을 모두 연다. 이번 방문은 오후 1시 30분쯤, 본관만 열려 있었는데도 자리가 여유로웠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은 아니라 불편하지 않았다.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줄이 길어도 금방 앉을 수 있다는 게 기존 방문자들의 공통된 평이다.

메뉴 — 직접 먹어본 네 가지

냉콩국수 (15,000원)

진주집의 대표 메뉴. 콩물이 정말 진하다. 일반 콩국수에서 느낄 수 있는 묽은 느낌이 전혀 없다. 한 숟가락 뜨면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국수 위에는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심플한 비주얼인데, 이게 오히려 콩 본연의 맛을 온전히 느끼게 해준다.

함께 나오는 김치가 특별하다. 일반 콩국수집의 김치는 짭짤하거나 시큼한 편인데, 진주집 김치는 단맛이 강하다. 이 단 김치를 콩국수와 함께 먹으면 조화가 예술이다. 콩물의 고소함을 김치의 단맛이 받쳐주면서 전혀 다른 차원의 풍미가 만들어진다. 면을 자르지 말고, 김치와 함께 와앙 한입에 넣어보길 권한다.

여름에 이 맛을 기억하며 겨울을 버티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해되는 말이다.

비빔국수 (12,000원)

붉은 양념이 인상적이지만 실제로는 맵기보다 달콤함이 앞선다. 고추장 양념이 깊이 있고,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스며든다. 양념이 면발에 골고루 밴 상태로 나와서 비비지 않아도 간이 잘 맞다. 오이와 삶은 달걀이 고명으로 올라간다. 칼칼한 자극을 원한다면 조금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전체적인 밸런스는 훌륭하다.

닭칼국수 (12,000원)

맑은 육수에 닭고기가 부드럽게 찢겨 들어간다. 국물이 깊다. 닭육수를 우려낸 맛이 진하게 느껴지면서도 텁텁하지 않다. 호박, 당근, 대파가 들어가 칼국수 면발과 함께 씹히는 식감이 좋다. 속이 편안해지는 한 그릇. 냉콩국수가 여름 필수 메뉴라면, 닭칼국수는 사계절 내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메뉴다.

접시만두 (12,000원)

군만두 스타일로 나온다. 겉이 바삭하고 속은 알차다. 만두피가 얇은 편이라 부담스럽지 않다. 간장에 찍어 먹으면 느끼함이 잡힌다. 냉콩국수나 비빔국수와 함께 시키면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이런 점들은 알아두면 좋다

  • 영업시간: 월~토 10:00~20:00 (토요일 19:00 마감). 라스트오더는 마감 10분 전.
  • 휴무: 매주 일요일, 공휴일 휴무. 어린이날(5/5), 부처님오신날(5/24) 휴무이니 방문 전 꼭 확인.
  • 주차: 지하 2층 주차장 이용 가능
  • 전화: 0507-1379-6108
  • 포장: 카운터에서 별도 주문 가능. 냉콩국수는 2인분부터 포장 가능하며 콩물은 페트병에 담겨 나온다.

마무리하며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냉콩국수 15,000원, 나머지 메뉴는 12,000원. 예전보다 오른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가격을 내고도 또 찾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한여름 냉콩국수 한 그릇이 이렇게나 위로가 되는 음식인지 깨닫게 해준 곳이다.

여의도에 볼일이 있거나, 여의도역 근처를 지난다면 점심을 여기서 해결해보길 추천한다. 줄 서는 게 아깝지 않은 맛이다.

 

✍️ 빅보스가 뚠뚠 유지하려 직접 먹고, 힐러가 초안을 쓰고, K2가 검수한 팀 작업입니다. 내돈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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